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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2010.10. 일본전국여행

일본 여행기 10 - 시마바라(島原)


  나가사키를 둘러보고 시간이 남아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전부터 다시한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시마바라로 가기로 했다. 이곳저곳 더 돌아다니다가 나가사키 야경보러 산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나가사키까지 왔는데 가까운 시마바라(島原)를 다시 안가볼 수가 없었다. 큐슈 여행지중에서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관광지는 확실하게 꼭집어서 추천해줄 수 있는데 시마바라는 참 좋은 곳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여행을 권유할 때는 좀 망설여진다. 나만의 추억이 있는 곳이라 개인적인 특별한 애정으로  혹시 과하게 표현되지 않을까해서이다. 막상 갔을 때 나의 설명과 다르게 휑~했다고 한다면 이런 낭패가 어디있겠나.. 게다가 교통도 그리 수월하지 않는데말이다. 그래도 시마바라와 운젠 지역은 큐슈에서 예전부터 이름난 관광지이고 여행상품에도 들어있는 곳이라 어느정도 볼거리는 있는 곳이다.
  시마바라에 가려면 이사하야( 諫早)에서 시마바라철도(사철이라 JR패스 사용못함)로 갈아타야한다. 그런데 역에서 시마바라 프리티켓이 있다며 사랜다. 웬떡~ 시마바라철도는 출발역 이사하야에서 종점까지 78분 걸리며 기차삯은 편도 1,470엔이다. 그런데 2,000엔짜리 프리티켓으로 기차는 물론 버스도 이용할 수 있댄다. 게다가 2일간이나! 기꺼이 사줬음^^



이사하야는 논농사를 많이 짓는 모양이다. 차창밖은 누렇게 익은 벼가 끝없이 펼쳐진다.
 

한참을 달려 논이 안볼일 때쯤 바다가 보였다. 해안선을 따라서 기차를 달리기 때문에 어떤 사철보다도 차창밖 풍경이 아름답다. 어떤 역은 바다 바로 옆에 철로가 있어서 밤에는 마치 바다위에 기차가 떠있는 느낌이 든다.


시마바라성. 성 입구에서는 닌자복을 한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했는데 닌자변신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성 꼭대기에 서면 눈앞에 아리아케해가 펼쳐져 바다가 손에 잡힐듯 보인다.


시마바라난에서 16세라는 어린 나이를 농민들을 이끌었던 아마쿠사 시로 동상. 시마바라난은 영주의 가혹한 세정과 그리스도교 탄압에 농민들이 봉기했던 난으로 아마쿠사에서 시작하여 아마쿠사농민과 시마바라농민들이 합세하여 저항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그리스도교인들은 처참하게 순교당했다. 천수각 꼭대기에 자료관이 있는데 '가쿠레그리스탄'(난 이후 그리스도교 탄압은 계속되었는데  몰래 숨어서 그들끼리 신앙을 지켜갔지만 일본 토속종교와 섞여지면서 원래의 그리스도교와는 다른 형태를 띄게 된 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자료도 있다.


옛 무사마을이 있던 곳. 가운데는 생활용수로 쓰는 실개천이 흐르는데 마을 여기저기에 물이 흘러나오는 조그만 용수대가 있다. 마실 수 있는 물인데 물맛도 좋다. 예전에 왔을 때는 무사 집들도 있었는데 찾지 못한 것인지 없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음.


버스 정류소옆에 있던 족욕온천. 마을 할머니들의 쉼터인듯 발을 담그고 할머니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사진의 청년은 도쿄에서 왔다는데 놀러온건 아니고 일때문에 왔다면서 사는게 힘들다고 투덜투덜...

이와나가료칸.. 나에겐 특별한 곳인데 아쉽게도 작년중순부터 문을 닫았다고 한다. 빵집에서 빵도 사고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이런..당황스런.. 뭔 말인지 모르겠다.. 할머니께서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얘기해주셨는데 해석이 안된다.
 나의 저렴한 일본어실력......ㅜ.ㅜ



운젠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한컷. 버스는 자주 있지 않고 하루에 4번 정도 있었던거 같다. 시마바라에서 운젠, 오바마온천을 거쳐 이사하야까지 오는데 1시간반 넘게 걸렸는데 일본의 일반 버스는 엄청 천천히 달린다.  (2일간 사용 가능한 프리패스이므로 첫날은 시바마라왔다가 다시 나가사키로 가서 자고 다음날 또 시마바라에 갔다. 이사하야로 돌아오는 길은 버스를 이용해서 왔으니 정상가격 교통비보다 3배정도 싸게 이용한 셈)


운젠의 온천지옥 부근을 지날 때 찍었는데 흔들리고 말았음. 


웬 오바마???? 흐흐. 오바마 온천이니까..^^ 오바마는 자그마한 온천 마을인데 시골의 정취가 물씬~..이쁘게 꾸미고 다듬은 관광마을이기보다는 그냥 동네 가까운 온천지 같은 분위기여서 오히려 정감이 갔다.
  
이사하야에서 내리려는데 기사아저씨가 프리티켓을 달랜다. 이런..오늘밤 12시 땡 할 때까지 쓸 수 있는데 왜 달라고 하냐고, 싫다.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거다 했더니  기다리라하고는 핸폰 꺼내들었다. 에구, 또  물어보려고?? 시마바라버스 터미날에서도 혹시 싶어서 이 티켓으로 버스 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전화해보고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고 하더니..아마 시행된지 얼마 안되서 그러나 싶기도 하고.. 처음부터 내 티켓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이게 뭐냐?는 표정이더니 마지막까지 태클거네... 전화기 들고 있길래 걍 티켓 가져가라고 했다. 기차 시간도 있고 더 이용하지도 않을 터이니.


시마바라 마을 관광지도인데 위에 한자로 써져 있는대로 물이 나오는 곳을 중심으로 산책코스를 안내하는 지도이다.
 
수퍼의 도시락도 싸고 맛있고, 상점가의 옷집에는 시골치고는 세련된 옷들을 진열해놨고, 빵집의 빵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맛이 어느 곳의 빵집보다 맛있고, 마을 아이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면 수줍은 듯 곤니찌와~ 하면서 웃어주는 곳, 다음에 또 시마바라에 가게된다면 꼭 오바마에서 온천욕을 하고 와야지..^^